이 시의 제목을 보는 순간 인생이 바로 무제라는 생각이 든다. 꼭 나는 이런 삶을 살아야지 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또 설령 목표대로 이루어졌다 해도 그것이 결국 최상이 될 수도 없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다 채울 수도 없거니와 조석 변동하는 인간의 변덕도 생을 규격대로 짜 맞출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 無堤라는 제목이 인생의 조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저물면 그 저무는 속으로 낮의 일상은 끝나고 어둠과 더불어 내 일상도 바뀌어야 한다.
텅빈 집 현관 문을 처음 여는 이에게 달려드는 하루의 정적은 때로는 무상을 때로는 고독을 안겨 줄 것이다. 거기다가 홀로 온종일 창가에 기대서서 눈이 무르도록 푸른하늘을 쳐다보다 지쳐 졸았을 베고니아를 보며 둘은 하루의 일상을 잊고 무언으로 반기며 서로 생기를 얻는다.
이것이 살아 있는 것들의 교감이 아니겠는가!. 짧은 글에서 왜 삶의 긴 공감을 느끼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들의 일상의 축소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다. 어찌 인간의 절실한 감정에 제목을 붙여 한계를 짓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