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어찌 악과 선 두가지를 함께 만들어 마음에 넣고 그것을 가려 할 수 있도록 재판관 같은 양심을 만들어 담았는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묘한 게 인간인 것 같다. 이 시를 읽으면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될 것이다. 늘 '나'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어서 행동하기가 힘이 든다, 허나 그래서 나는 나로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양심이란 게 없다면 세상은 이보다 훨씬 혼란했을 것이다. 때로는 악을 통제 시켜 선으로 가게 하기 때문에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사회가 살만하게 유지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자기 통제도 그렇다. 유혹당하지 않으려 애를 써도 자주 뜻 아니게 마음을 도둑 맞는다. 그래 자기를 찾아다 제 자리에 놓아도 어느사이 또 유혹된다. 하긴 마음만 다스릴 수 있으면 성인이겠지만. 세상에 물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한 종교인의 갈등은 어느 면이든 우리들의 모든 갈등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