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시인- 이 향 아(군산 여류 문학회 고문)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들떠오른 대낮이 짚채처럼 가라앉고
어두운 골목 질컥대는 길로
헤어졌던 사람들이 모이는 저녘
두근대는 가슴에 손을 얹으면
나는 행복하다
땡뼈 떼 그 속을 용케 지나서
계절풍에 날아온 그림엽서 한 장
마구 그립다고 박아 쓴 글씨
옛친구의 목소리가 눈물겹게 행복하다
벚꽃이 희게 지던 봄밤
젊음과 꿈밖에는 가진 것이 없다면서
사.랑.해.
그 사람이 여윈 손을 내밀었을 때
나는 소리 죽여 울고 싶었다
혹은 슬픔처럼
혹은 아픔처럼
행복은 날마다 몇 번씩 온다
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
행복이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다.
명시 감상
좋은 시라서 함께 감상하고 싶어 이 글을 실었다. 우리는 흔히들 행복이란
아주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곁에 있는 작은 행복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스친다. 하지만 이 시를 보면 매일 슬픔이나 아픔처럼
행복도 날마다 몇 번씩 오는 것이라 했다. 우리는 슬픔이나 아픔은 마음에 담아
두면서도 작은 행복은 소흘히 여기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허나
"행복이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다" 라고 말한 것처럼 행복은 찾으면 어디에나
있다는 말이다. 가족이 모이는 저녁 밥상에의 오붓함이라든가 오랜 친구의 편지
한 통 등등... '작은 것에서의 행복 곧 그것이 행복이다' 라는 명언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