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 선 순------"이랑' 글모임 회원( 군산 여성회관 문예대학 )
부모골 언덕 밭에 새벽이 열리면
어머니는 새벽 재단을 쌓고 돌아와
사래 긴 밭의 김을 매러 가신다
아침 식사도 거른 채.
육 남매 기르시려
긴사래 일구시던 어머니
꺼릴 것 없는 너른 들 태양 볕으로
삼베 적삼 등줄기 삭아 헤어지고.
음식솜씨 바느질솜씨
소문난 어머니,
온 동네 큰일 다 치르다
그 세월로 팔십 고개 넘으셨네.
손 마디마디 굵은 옹이 여물고
곱기만 하던 당신의 얼굴엔
어느덧 주름살 고랑으로
어둠이 스미고 있네.
산새들도 포르르 복음자리 찾아가는데
일 손 아쉬운 우리 어머니
어둠으로 묻히는 시각
뒷산 뻐꾹이만 애를 태우네.
감상-----------배 환 봉
이 세상에서 가장 우리에게 순수하고 숭고한 단어 하나를 찾으라 하면 아마 거의 '어머니' 라고 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악의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찾는 단어도 어머니가 아니든가. 지금도 이 시에 등장하는 어머니 같으신 분은 얼마든지 있다. 가르쳐 놓으면 도시로 훌쩍 떠나버려도 어머니는 늘 그 자리에 서서 자식들을 위해 일손을 놓지 않고 여전히 일을 하신다.
마음만으로는 부족하여 손에 가득 쥐어주려는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다. 정도는 다르다 할지라도 이런 어머니의 사랑을 허영으로거부하거나 무시하는 자식이 있다면 그는 이미 순수나 진실을 외면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시의 어머니는 마치 나이든 세대들의 모든 어머님 같아서 마음이 측은해진다. 뒤늦게 시를 쓰는 분이지만 진솔하여 더 감명을 주는 것 같다. 발전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