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훗날
이향아<군산 여류문학 고문><기픈 시민학회 동인>
‘이 다음에 크면’
수평선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 소리 퍼지다가 막히는 절멱에서
장대처럼 키가 솟아 돌아오리라
웅크리지 않으리, 황후처럼 도도하게,
나눈 주문을 걸었다
‘훗날에 소원이 이루어지면’
‘이 다음에 부자가 되면’
지금 말고 훗날, 아주 훗날에
땀내나는 빈손 저어 미루기만 했어도
날개를 꿈꾸는 어깨 죽지는
두근거렸다, 고동쳤었다
아마도 지금이 옛날의 훗날
열어보면 안되는 금단의 암호
닿지 않은 별 하나 서서 죽을지라도
마지막 희망으로 떠 있어야 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바람에 목이 쉰 낙엽수처럼
떨어진 잎으로 발목까지 담그고
비밀의 나라 파수꾼처럼
아직도 멀었다고 가로젓고 싶은가
약력
이향아-시인(문학박사)
시집-살아 있는 날들의 이별 외 13권.
수필집-하얀 장미의 아침 외 11권과 다수의 문학 이론서.
현재 호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 싸이버 대학 교수로 재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