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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정수현
제 목   대한민국 정치의 미스테리 ‘호남과 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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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의 미스테리 ‘호남과 친노’ 마르크스 식으로 표현하자면 한국에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바로 ‘지역 차별’이라는 유령이 그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웬만큼 사회생활을 한 성인이라면 대부분 지역 차별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지역 차별의 대상인 호남 사람 또는 호남 출신 시민들이 전 국민의 20~25%에 이르는, 도저히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 집단인데도 그렇다. 호남 사람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낙후, 공공과 민간 분야의 인사차별은 각종 지표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TV나 신문을 포함해 각종 매스미디어에서 호남 사투리는 오래 전부터 혐오스러운 캐릭터를 묘사하는 가장 손쉬운 이미지 장치로 활용돼 왔다. 그런 간접적인 혐오 조장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최근에는 본격적인 학살 선동이 노골화되고 있다. 일베(일간베스트) 사이트에는 ‘할아버지 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홍어(호남)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였으면 모조리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야 한다’는 선동이 숱하게 올라오고 어마어마한 추천이 달린다. 호남 차별과 혐오가 단순한 사회 문화적 현상이 아니라 영남패권이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가장 경제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하지만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무척 예민한 한국의 진보 진영은 묘하게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일베의 혐오 발언이 본질적으로 인종주의라는 것, 그 수위가 학살과 내란 선동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지적해도 이들은 “철없는 어린애들이 장난으로 그러는 것 갖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는 식으로 오히려 이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을 지역주의자로 몰아가곤 한다. 이 문제는 강도를 고발하는 자가 강도로 몰리고, 불이 났다고 신고하는 사람이 방화범으로 몰리는, 뒤집힌 구조를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진보 진영의 이러한 태도는 이 문제의 전향적인 해결에 대한 기대를 접게 만든다. 이것은 진보 진영이 호남 정치에 대해서 매우 강력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친노 세력과 밀접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데에서 나온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정치 담론집 <호남과 친노>에 담긴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의 발언은 바로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호남 정치를 지배하는 친노 세력이 호남이 겪는 경제적 낙후와 인사차별, 심각한 혐오 현상의 해결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라고 지적한다. 이것은 호남 정치에 대한 비하를 통해서만 정치적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친노 세력의 본질적 한계 때문이며 진보 진영도 친노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주동식 저 '호남과 친노' © 장수하늘소 제공 호남과 친노의 관계는 매우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호남은 친노의 가장 막강한 지원 세력이며 말 그대로 친노 정치인들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호남 유권자 그리고 호남 출신으로서 호남 정체성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친노 세력을 전면적으로 거부할 때 혼자 힘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는 친노 정치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우리나라 정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아니다’라는 대답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의 관계는 완전히 뒤집힌 모습으로 나타난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정치 세력의 눈치를 본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위협하며 유권자들은 이들 정치인 앞에 줄을 선다.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현상이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당연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영남 패권이 반세기 이상에 걸쳐 호남을 악마화하고 고립시켜온 결과, 호남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진 공포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친노는 이러한 호남의 공포를 악랄하고 잔인하고 야비하게 이용한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다. “너희들 전국에서 왕따지? 우리까지 너희를 외면하면 너희는 완전히 고립되는 거야. 그러니 우리 말 고분고분 들어.” 이것이 친노 세력이 호남에게 줄기차게 전파하는 메시지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호남과 친노>는 호남을 무조건 옹호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호남 지식인, 호남 엘리트, 호남 출신 시민운동가나 진보 인사들 나아가 호남의 평범한 유권자들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동식 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호남의 반기업/반시장 정서의 극복이다. 호남이 주류 세력에 의해 탄압받고 소외당하면서 시스템적 대안을 모색하는 뜻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전향적 방식이 아닌, 자본주의와 근대화 이전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국 호남의 자승자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정희 정권의 산물인 관료 주도의 경제개발 방식이 한계에 이르면서 영남패권은 경제발전의 주역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학연·혈연·지연의 종합판인 영남패권이 관료제 확대, 규제 강화, 정실 자본주의 및 부정부패의 만연을 낳는 온상으로서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호남은 경제발전의 대안과 부국강병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생산력 발전에 적대적인 친노 및 좌파 진영과의 결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울어진 운동장’ 론에 대한 비판도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영남패권에 대한 저항을 포기하고 패배를 당연시하며 ‘2인자’에게 주어지는 제도적 단물에 취한 사람들의 자기 합리화라는 것이다. 선거의 승부 역시 영남과 호남의 머릿수에 의해 갈리는 게 아니라, 영남도 호남도 아닌 유권자들에게 어느 쪽의 대안이 경제발전과 부국강병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좀 더 설득력이 있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호남과 친노>는 영남패권과 그 하위 구조인 친노 패권의 존재가 호남 차별의 구조화·시스템화와 연결된 문제라는 것을 밝힌다. 나아가 그러한 불합리와 모순의 극복이 대한민국 경제의 도약에 반드시 필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한다. 주동식 대표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합리성 제고”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일 것이다. <저자 정보> 저자 주동식은 1958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으며 1978년 국민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85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김근태 의장 당시의 민주화운동청년연합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공장 생활을 하다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민중의당 안양지구당 위원장, <주간노동자신문> 편집 및 취재 데스크 등을 역임했다. IT 분야 전문지 기자와 데스크를 거쳐 IT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지역평등시민연대 설립을 제안해 2013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호남과 친노> 도서구입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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